[단독]주총서 국민연금 대리인 행세 엔씨소프트 직원 '들통'

입력 2015-03-27 16:38   수정 2015-03-27 19:15

[ 노정동 기자 ]
"국민연금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OOO입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간의 협업 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중략)…이에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안에 대해 찬성합니다(박수)."

27일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국민연금 대리인'이라고 밝힌 한 남성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이유는 이 남성이 국민연금에서 파견한 대리인이 아닌 엔씨소프트 직원이라서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엔씨소프트 측은 우선 이 일이 사전에 계획된 일이 아니며 '주주'이기도 한 직원의 '우발적'인 발언이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그 직원은 국민연금 위임장을 위탁 받은 직원이자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며 "'국민연금 대리인'이라고 소개를 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직원 '개인'의 의견을 마치 국민연금의 공식적인 의견인 것처럼 얘기한 것은 분명 실언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 측에 이 사안에 대해 얘기한 뒤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국민연금 공보실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대리인을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장에 보낸 사실이 없다"며 "통상 국민연금은 주총 시 수탁은행을 통해 사안의 찬·반에 대해서만 서면으로 의견을 전할뿐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실제 엔씨소프트 주총에서도 수탁은행인 우리은행을 통해 서면으로 모든 사안에 대해서 '찬성'의 의사를 표시하기는 했지만 '찬성의 이유'를 써보낸 것은 아니다"라며 "엔씨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엔씨소프트 지분 7%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4대주주다. 최대주주인 넥슨이 15% 가량을 보유하고 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9%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넥슨과 엔씨가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국민연금 의결권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날 넥슨이 김 대표의 재선임안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표 대결'은 없었지만, 만약 두 회사가 이날 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을 했었다면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이날 주총에서 의장으로 나선 김 대표는 최근 지지부진한 엔씨의 주가 흐름 탓에 소액주주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았다. '가족경영', '야구단 운영',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 등이 주로 거론됐지만 핵심은 대표와 주주간 '불통'의 문제였다.

한 주주는 이날 주총 후 "김 대표가 회사 경영을 잘했는지 그렇지 못했는지는 주주와 시장이 평가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는 시장과 언론에서 넷마블 주식을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매입했다고 하는 데도 여전히 '멋진 선택'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자신을 '엔씨 직원'이라고 소개하지 않고 '국민연금 대리인'이라고 밝힌 그 남성, 그 남성이 회사 직원인 줄 몰랐다고 얘기하는 엔씨소프트.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든 주주들은 여전히 김 대표와 회사의 '불통'에 대해 답을 구하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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